                        <제57차 인문사회의학교실 세미나 요약본>

오늘은 유전질환 환자와 가족이 실제로 어떤 부담을 경험하는지 선생님들께 소개해 드리고, 우리가 책이나 지식으로만 알고 있는 어려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큰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아울러 국내 유전상담사 인증 제도와 유전상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간단히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현재 울산대학교 유전상담학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울산대학교 유전상담학과는 2018년에 개설되었고, 졸업생들은 유전상담사 자격시험에 꾸준히 합격해 자격을 취득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브란스병원에서도 유전상담사가 활발히 근무하고 있어 개인적으로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아직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 모두에 유전상담사가 배치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세브란스에서 이러한 역할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유전질환은 매우 다양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7,000~7,500개 이상의 유전질환이 알려져 있으며, 많은 환자들이 염색체 이상이나 유전자 이상과 관련된 진단을 받습니다. 문제는 이들 질환 상당수에서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고, 치료제가 없는 경우도 많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 개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오랜 시간 돌봄의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유전질환 진단을 받으면 “굉장히 충격적이겠구나”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유전질환은 환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 이후 가족의 일상 자체가 무너지고, 때로는 가족관계가 흔들리거나 해체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 유전질환 환자들은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돌봄 부담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집니다. 한 번 진단되면 완치의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은 평생 돌봄의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유전에 대한 죄책감, 질환의 경과와 예후에 대한 불확실성, 미래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도